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단편 7선 [민예원편집부]이 책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단편 7선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. 김동인의 배따라기, 김유정의 동백꽃,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,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,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, 운수 좋은 날,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 등이 실려있다.오늘도 우리 수탉이 막 쫓기었다. 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나올 때이었다. 산으로 올라서려니까 등 뒤에서 푸드득, 푸드득하고 닭의 횃소리가 야단이다.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 다르랴. 두 놈이 또 얼리었다. 점순네 수탉(은 대강이가 크고 똑 오소리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)이 덩저리 작은 우리 수탉을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.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푸드득하고 면두를 쪼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또 푸드득 하고 모가지를 쪼았다. 이렇게 멋을 부려가며 여지없이 닦아 놓는다. 그러면 이 못생긴 것은 쪼일적마다 주둥이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, 킥, 할 뿐이다.(/ p.43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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